지난 해에 이룬 것이 없어 새해 벽두부터 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읽을 책도 여러 권 빌려다 놓고 1월 한달 동안에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촘촘하게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1월 1일부터 고열에 잡히고 말았습니다. 신은 인간의 계획을 싫어한다더니 그 말이 맞는가 봅니다.
온 몸이 불덩이가 되니 일어나 앉기도 힘들어 종일 누워서 보냅니다. 말도 느려지고 문득 온순해집니다.
바쁘게 보낸 연말의 후유증이겠지 하면서도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매일 돌아다녀도 병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겨우 며칠 연이어 나갔다고 이 모양이 된 것입니다.
고열은 괴롭지만 한편으론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열 소독을 받는 것이니까요. 다시 한 번 제 몸에게 미안합니다. 남들만큼 살면 병이 나는 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잠깐 방심한 탓에 이렇게 된 것입니다. 새해엔 무엇보다 제 능력을 알고 한계를 지켜야겠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아프면 낭비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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