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명절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에게 (2025년 1월 26일)

divicom 2025. 1. 26. 12:45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정말 그런건지

큰길이 텅 비었습니다. 설 명절 앞뒤

긴 연휴를 맞아 멀리 있는 고향이나 아는 사람

없는 타향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 많아서이겠지요.

 

아무 데도 가지 못한(않는) 저는 방학 때 교정 같은

거리로 흩어진 걸음을 옮기며, 아 이곳에 이런 게

있었구나, 짧은 발견의 여행을 즐깁니다.

 

설 명절에 큰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거나 많은

친척들을 대접해야 하는 사람들은 벌써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명절이 지날 때까진

오도가도 못할 겁니다.

 

그분들에게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을

대충 번역해 선물합니다.

 

영어 읽기가 가능하신 분들은 소리 내어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시의 맛은 낭독을 통해 배가되니까요.

부디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니스프리 호수 섬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거기 진흙과 나뭇가지 엮어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에 콩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 소리 윙윙대는 숲속 빈터에서 홀로 살리라.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내려오니, 
아침의 면사포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으로;
한밤은 온통 깜박이는 별빛, 한낮은 보랏빛 눈부심,

저녁을 채우는 홍방울새의 날갯짓.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든 낮이든 언제나
호수 기슭에 찰랑이는 물결의 낮은 목소리 들으리;
찻길에 서 있을 때나 어스레한 인도에 있을 때나,
내 가슴 깊이 그 물소리 들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