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정말 그런건지
큰길이 텅 비었습니다. 설 명절 앞뒤
긴 연휴를 맞아 멀리 있는 고향이나 아는 사람
없는 타향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 많아서이겠지요.
아무 데도 가지 못한(않는) 저는 방학 때 교정 같은
거리로 흩어진 걸음을 옮기며, 아 이곳에 이런 게
있었구나, 짧은 발견의 여행을 즐깁니다.
설 명절에 큰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거나 많은
친척들을 대접해야 하는 사람들은 벌써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명절이 지날 때까진
오도가도 못할 겁니다.
그분들에게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을
대충 번역해 선물합니다.
영어 읽기가 가능하신 분들은 소리 내어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시의 맛은 낭독을 통해 배가되니까요.
부디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니스프리 호수 섬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거기 진흙과 나뭇가지 엮어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에 콩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 소리 윙윙대는 숲속 빈터에서 홀로 살리라.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내려오니,
아침의 면사포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으로;
한밤은 온통 깜박이는 별빛, 한낮은 보랏빛 눈부심,
저녁을 채우는 홍방울새의 날갯짓.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든 낮이든 언제나
호수 기슭에 찰랑이는 물결의 낮은 목소리 들으리;
찻길에 서 있을 때나 어스레한 인도에 있을 때나,
내 가슴 깊이 그 물소리 들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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