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윌리엄 포크너의 문장들1 (2024년 6월 23일)

divicom 2024. 6. 23. 11:00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책꽂이 앞에 서서 다음에

읽을 책을 고릅니다. 첫 문단 혹은 첫 쪽을

읽다 보면 저절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을 것인가, 책꽂이에 꽂을 것인가.

 

'시절 인연'이란 불교적 용어는 책과 저의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두어 쪽  읽고 포기하기를

여러 번 했던 책이 어느 날 맛있는 커피처럼

저를 붙잡으니까요.

 

우울할 때 꺼내 읽으며 소리 내어 웃는

<호밀밭의 파수꾼>, 요즘 읽는  윌리엄 포크너

(William Faulkner: 1897-1962)의 <내가 누워

죽어갈 때 (As I Lay Dying)>가 그런 책입니다.

아래처럼 더위를 잊게 해주는 문장들 덕택입니다.

 

"I can remember how when I was young 

I believed death to be a phenomenon of the 

body; now I know it to be merely a function

of the mind--and that of the minds of the ones

who suffer the bereavement. The nihilists say

it is the end; the fundamentalists, the beginning;

when in reality it is no more than a single tenant

or family moving out of a tenement or a town."

--PP. 42-43, 

 

"어렸을 때 나는 죽음이란 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죽음이란 그저 마음의

의식-- 사별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이 치르는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허무주의자들은 죽으면

끝이라고 하고, 근본주의자들은 죽음은 시작이라고

하지만, 사실 죽음은 세입자 하나 또는 한 가족이

살던 다세대주택이나 소도시를 떠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