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205: 지금, 준비 중입니다 (2024년 1월 7일)

divicom 2024. 1. 7. 11:52

나이 든 사람들은 종종 얘기합니다.

'자다가, 고통 없이 죽고 싶어' 라고.

 

누군가 자다가 죽었다는 얘기를 가끔 

듣지만 그가 고통도 없이 죽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고통이 있었다 해도  

몇 시간의 고통이었을 테니 부러움을

살 만합니다. 그 고통의 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지만.  

 

생(生)과 사(死)를 잇는 다리 위에 계시는

듯한 어머니를 보며 살아가는 일과

죽어가는 일을 생각합니다. 사고사나

자살이 아닌 한 죽음도 삶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삶의 과정과 죽음의 과정이 결정되는 건

언제일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삶의

과정은 대개 10대 초반에 결정되고, 죽음의

과정은 65세 전후에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15세쯤 어렴풋하게나마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구나 깨닫고 그것을 좇아 살다가

65세를 맞으면, 그땐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화엔 신고(身苦)가 수반되며

신고는 불편을 수반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신고에 대처하는 태도를 정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몇 살때까지

받을 것인지, 새로운 고통을 겪을 때마다 병원에

갈 것인지부터 자신이 배우자보다 먼저 죽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배우자가 자신보다 먼저

죽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피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죽음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둔 사람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하며

산 사람이 죽음 앞에서 보이는 태도는 많이 다르고,

그 태도는 사별의 과정과  남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삶에서 경험하는 무수한 일들이 그렇듯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를 잘해서 잘 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