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204: 인생을 다시 산다면 (2023년 12월 31일)

divicom 2023. 12. 31. 06:01

2023년의 마지막 날. 다 잤다는 기분이 들어

시계를 보니 새벽 네 시. 어젯밤 11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으니 좀 더 자야할 거야 생각하며

누워 있었지만 떠난 잠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상승은 드물고 낙하는 풍성했던 일년.

중력이 있는 지구에선 떨어지는 게 당연하겠지만 

한 번쯤은 중력을 이기고 싶었는데 ...

 

그래도 사랑 많은 한 해였습니다.

아는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기도하며, 지혜와 용기가 그들과 함께하기를

빌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친구들은 선물과

다정한 말로 격려해 주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친절로 위로해 주었습니다. 

 

다시 새 달력을 걸며 자문합니다.

지나간 일년을 다시 산다면, 아니 지나간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르게 살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책상에 앉아 책을 읽던

시절부터 지금 창가에 앉아 새벽 어둠을

볼 때까지... 참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상승은 드물고 낙하는 풍성했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다시 산다 해도 크게 다르게 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르게

살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분들을

위해 제가 졸저 <우먼에서 휴먼으로>에 소개했던

나딘 스트레인 (Nadine Strain)의 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옮겨둡니다.

 

지난 일년 동안 이 블로그를 찾아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 많이

지으시고, 후회하지 않을 시간들로 채우시길 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2ZJmn-JXLk&ab_channel=JimmyStrain-Topic

https://www.youtube.com/watch?v=OT5SsMxc314&ab_channel=JimmyStrain

 

If I had my life to live over   

I'd make more mistakes next time.

I'd relax.

I would limber up.

I would be sillier than I have been on this trip.

I would take fewer things seriously.

I would take more chances.

I would climb more mountains and swim

more rivers.

I would eat more ice cream and less beans.

I would perhaps have more actual troubles,

but I'd have fewer imaginary ones.

 

I'm one of those people who live sensibly and

sanely hour after hour, day after day. I've had

my moments, and if I had to do it over again,

I'd have more of them. In fact, I'd try to have

nothing else. Just moments, one after another,

instead of living so many years ahead of each day.

I've been one of those persons who never goes

anywhere without a thermometer, a hot water bottle,

and a raincoat. If I had to do it over again, I would

travel lighter than I have.

 

If I had my life to live over, I would start barefoot

earlier in the spring and stay that way later in the fall.

I would go to more dances. I would ride more

merry-go-rounds and I would pick more daisies.

 

만일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를 거예요.

마음도 몸도 긴장을 풀고

더 바보처럼 살 거예요.

 

심각한 생각 따윈 하지 않고

더 많은 모험을 할 거예요.

더 많은 산에 오르고

더 많은 강에서 헤엄칠 거예요.

아이스크림은 더 먹고 콩은 덜 먹을 거예요.

고생은 더 하겠지만 걱정은 덜 할 거예요.

 

하루하루 시간시간 분별 있게 살다 보니

진짜 이거다 싶은 순간이 많지 않았어요.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런 순간을 늘릴 거예요.

아니 인생 전체를 그런 순간만으로 채울 거예요.

앞날을 당겨 사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살 거예요.

 

체온계와 보온병과 레인코트를 챙겨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었지만, 다시 산다면 가볍게 나설 거예요.

 

인생을 다시 산다면

봄이 오자마자 맨발이 되어 가을까지 그렇게 살 거예요.

춤도 더 많이 추고 회전목마도 더 많이 탈 거예요.

데이지꽃도 더 많이 꺾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