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서머싯 몸의 문장들5: 이방인 (2023년 12월 1일)

divicom 2023. 12. 1. 17:40

오늘은 룸메이트의 생일입니다.

제가 대학 시절 마지막 미팅에서 만난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해 파트너가 되었는데, 그가 지금의

룸메입니다.

 

인생은 'B-C-D'라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Birth(태어남)-Choice(선택)-Death(죽음)'.

수십 년 전 룸메를 선택하여 함께 죽음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나쁜 선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그가 이 사회의 방식에

잘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태어난

이후 줄곧 한국에 살았으나 이곳은 늘 이방처럼

느껴지는데, 그 또한 저와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우리는 때로 이민자들처럼 이 사회를 낯설어 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부축합니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에서 아래 문단이 눈길을 끈 이유입니다.

 

 

P. 180

I have an idea that some men are born out of their

due place. Accident has cast them amid certain

surroundings, but they have always a nostalgia

for a home they know not. They are strangers in 

their birthplace, and the leafy lanes they have known

from childhood or the populous streets in which they

have played, remain but a place of passage. They

may spend their whole lives aliens among their kindred

and remain aloof among the only scenes they have

ever known.

 

내 생각에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장소에 태어나는 것 같다. 그들은 우연히 어떤

환경에 던져진 채 스스로 알지 못하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산다. 그들은 태어난 곳의 이방인으로서

어려서부터 익숙한 나뭇잎 무성한 골목이나 

사람 많은 거리들도 지나가는 장소로 느낀다.

그들은 일가친척들 사이에서도 평생 이방인으로 

살면서 자기들이 아는 유일한 풍경 속에조차 

속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