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8월 시의 외침! (2022년 8월 1일)

divicom 2022. 8. 1. 11:02

7월 잔인한 마지막 주를 살아남은 살진 몸집에

8월 소금 품은 아침 이슬이 맺히고 흐르며 맥이 풀립니다.

새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 널브러진 정신이

살아낼 수 있을까, 살아내야 할까, 허둥댑니다.

 

문득 미국 시인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1893-1967)의

시 '8월 (August)'의 외침이 들립니다.

'Summer, do your worst!' 그래, 여름아, 할 테면 해보아라! 

널브러졌던 정신과 육체가 힘겹게 일어섭니다.

도로시 파커가 속삭입니다. '넌 살아낼 거야. 베테랑이잖아!'

 

 

 The Veteran                      Dorothy Parker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
  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
  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
  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
  "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
  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
  Are woven in a crazy plaid.
  I sit and say, "The world is so;
  And he is wise who lets it go.
  A battle lost, a battle won--
  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
 
  Inertia rides and riddles me;
  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베테랑                                  도로시 파커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때
  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나는 깃털 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다.
  “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고 소리 지르고,
  나는 울었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다: 선과 악이
  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어
  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사람이 현명해.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
  이기든 지든 별 차이가 없단다, 얘야.”
 
  무기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갉아먹는다;
  사람들은 그걸 철학이라고 말하지.

 

           -- 최영미, <시를 읽는 오후>, 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