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의가 이기는 나라 (2010년 9월 7일)

divicom 2010. 9. 7. 08:22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통상부에 특채된 일, 그곳에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일이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이 심하게 분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일로 하는 수 없이 장관 직에서 물러난

유씨나 비슷하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이 분노가 반갑고 기쁩니다.

 

1970년대 박정희 독재 정권, 1980년대 전두환 독재 정권과 싸웠던 부모 세대에 비해 소위 '요즘 젊은이들'은 의분강개 (義憤慷慨) 하는 일이 적었습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에 참여했다고는 하나 젊은이들이 앞장섰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우리 안에 갇혀 몸만 키우는 가축처럼 십대를 보내고, 대학에 들어가면 1학년 때부터 토익, 토플,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한다는 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야말로 인생은 길고 할 일은 많은데, 황금 같은 젊음을 저렇게 보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꿈도 안타까웠습니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학을 졸업해 '안정된' 직장을 갖고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안정'은 노인의 목표이지, 젊음의 꿈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니까요.

 

젊음이 빛나는 건 절대와 혹은 안정된 것들과 싸울 때입니다. 그런데 '안정'이 꿈이라니요. 그래 그런지 불의를 보고도 '세상이 다 그렇지 뭐, 힘있는 것들이 다 그렇지 뭐'하고 고개를 돌리거나 인터넷 세상에서 중언부언하다 마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늘 하던 대로 '세상이 다 그렇지 뭐' 하고 지나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점차 축소, 폐지하려 하는 고시 제도를 지키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정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복(公僕) 선발을 맡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불운한 운명의 족쇄에 묶인 사람들이 스스로 노력하여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앗아서는 안됩니다.

 

부디 '요즘 젊은이들'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이들'이라는 말에 폄하의 의도 대신 애정과 경외를 담도록, 앞으로도 계속 공분(公憤)을 느끼며 그 의로운 분노에 따라 행동하기 바랍니다. 불행히도 이 나라는 국력과 비례하는 부패의 나라입니다. 썩은 강과 같은 권력의 구비구비를 청소하고 정화하는 건 '요즘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한 지친 중년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을 받아주십시오!  '요즘 젊은이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