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랑의 역사는 제 인생의 역사와 같습니다.
사랑을 받고 주며 자라 늙어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사랑은 살아가는 일처럼 어렵습니다.
사랑은 모순덩어리입니다.
누구나 하지만 양과 정도, 방향이 달라
슬픔과 원망과 질투를 일으키는 일이 잦습니다.
사랑은 가르칠 수 없는 것인데다 높은 데서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큼에서 작음으로 흐르다 보니 큰사랑은 외롭고 작은 사랑은 허기집니다.
영국 시인 테드 휴즈 (1930-1998)의 시 '까마귀의 첫 수업'엔
'사랑'을 가르치려다 실패하고 눈물 흘리는 신이 나옵니다.
그 눈물이 때로 우리를 적십니다.
미국의 천재적 시인이며 작가였던 실비아 플라스
(Sylvia Plath: 1932-1963)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영국 시인 테드 휴즈는
플라스의 자살 후 심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Crow’s First Lesson
God tried to teach Crow how to talk.
“Love,” said God. “Say Love.”
Crow gaped, and the white shark
crashed into the sea
And went rolling downwards,
discovering its own depth.
“No, no,” said God, “Say Love. Now
try it, LOVE.“
Crow gaped, and a bluefly, a
tsetse, a mosquito
Zoomed out and down
To their sundry flesh-pots.
“A final try,” said God.
“Now, LOVE.”
Crow convulsed, gaped, retched and
Man’s bodiless prodigious head
Bulbed out onto the earth,
with swiveling eyes,
Jabbering protest --
And Crow retched again, before God
would stop him.
And woman’s vulva dropped over man’s
neck and tightened.
The two struggled together on the grass.
God struggled to part them, cursed, wept --
Crow flew guiltily off.
-- P. 568, The Norton Anthology of Modern and Contemporary
Poetry, Vol. II Contemporary Poetry
까마귀의 첫 수업
까마귀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신이 말했대.
“‘사랑’해봐, 사랑이라고 말해봐.”
까마귀는 놀라서 입을 쩍 벌리고, 백상어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닷물 속으로 곤두박질쳐
아래로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데까지 굴러 내렸대.
“아니, 아니야,” 신이 말했대. “사랑이라고 말해봐.
자 해봐, 사 랑.”
까마귀는 입을 쩍 벌리고, 진드기와 체체파리와 모기는
붕 날아올랐다 맛난 것들 담아놓은 냄비를 향해 내려갔대.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 신이 말했대.
“자 해봐, 사 랑.”
까마귀가 몸을 떨며 입을 쩍 벌리고 헛구역질을 하자
몸뚱이는 없지만 어마어마한 남자의 머리통이
땅으로 튀어나왔대,
두 눈을 홱홱 돌리고
깩깩 소리치며 항의하면서
그러자 까마귀가 또 헛구역질을 했는데,
신도 그걸 막지 못했대.
그때 여자의 음문이 남자의
목 위로 떨어져 그것을 조였대.
둘은 풀밭 위에서 몸싸움을 벌였대.
신은 둘을 떼어놓으려 애쓰다,
저주하며 눈물을 흘렸대 --
까마귀는 죄의식을 느끼며 날아갔대.
-- P. 568, The Norton Anthology of Modern and Contemporary
Poetry, Vol. II Contemporary Poetry (P. 594- Sylvia Pl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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