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에 돈이 오가면 관계에 흠이 나기 쉽다는 말을 듣고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 그 사실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빌려간 사람을 보며 '나는 저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고, 빌려간 사람은 빌려준 사람을 보며
'나는 저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두 사람 중에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은 돈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거나 시중 대출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받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무례를 저지르면, 돈을 빌려간 사람은 상대가 인격적으로
미성숙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대신, '내가 저 사람의 돈을 빌려 쓰고 있어
저 사람이 내게 무례한 거겠지'라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친구 사이엔 돈 거래를 하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친구가 빌려달라고 하면 어쩌느냐고요?
빌려주지 않으면 친구 사이가 나빠질 것 아니냐고요?
그렇지요, 돈을 빌려주지 않아도, 돈을 빌려주어도
사이가 나빠질 겁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지 말고 그냥 주세요.
그냥 줄 수 없으면 없다고 하세요.
돈을 주고 나면 주었다는 사실을 바로 잊으세요.
자, 친구에게서 돈을 빌린 분들, 어서들 갚으시지요,
대출을 받아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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