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메탈 밴드 '더 헌티드(The Haunted)'의 내한 공연을 보러 홍대 앞의
V-Hall에 다녀온 젊은이가 씩씩댑니다. 토요일 저녁 친구와 큰 맘 먹고 공연을
보러 갔는데, 일인 당 오만 오천 원이나 하는 입장권을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고
하여, 결국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편의점에선 일, 이천 원 짜리 물건도 신용카드로 살 수 있고, 빵집에선 이천 원 짜리
빵을 카드로 사며 포인트 누적까지 받는데, 십일만 원이나 되는 표를 카드로 살 수 없다니,
시대에 뒤떨어져도 이만저만 뛰떨어진 게 아닙니다. 심심산골의 구멍가게도 아니고, 소위
젊은이들의 메카라는 홍대 앞 유명 공연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이러면서 젊은이들이
공연을 보러 오지 않네, 공연 문화가 죽었네 어쩌네 한다니, 한심하고도 한심합니다.
겨우 한 차례 공연을 위해 멀고 먼 스웨덴에서 열 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온 뮤지션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얼마나 분개했을까요? 신용카드로 사려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니, 그 공연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인생에선 때로 계획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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