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자꾸 흥얼거리게 됩니다.
행복한 어제 덕이겠지요.
어젠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나 친구가 된 지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학생 시절 그의 모습, 성인으로서 바쁘게 활동하는 지금의 모습.
깊이는 여전하지만 겉모습은 지금이 더 밝습니다.
그를 만나는 것만 해도 기쁜데
그는 늘 뭔가 선물을 들고 옵니다.
그리고 그 선물 속엔 언제나 선물보다 반가운 편지가 있습니다.
어제 그가 들고온 선물 중엔 그의 언니가 보낸 선물과 편지도 있었습니다.
만나본 적도 없는 그의 언니가, 그로부터 제 얘기를 듣고 보내준 겁니다.
단정한 글씨로 또박또박 쓴 편지에는 자신이 유학생활을 하느라
동생 곁에 있어줄 수 없었을 때 제가 곁에 있어주어 고맙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편지를 읽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글에서 배어나오는 진심과 예의바른 감사가 고맙고,
동생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제 마음 같았습니다.
저도 그와 같은 맏딸이고 동생 셋을 둔 언니이고 누나이니
공감이 쉬웠을 겁니다.
부유한 부모 덕에 떠난 유학도 아니고
자신도 홀로 외국에 나가 스스로 길을 개척했으니 그 외로움과 힘겨움이
동생 못지 않았을 텐데, 동생이 외롭고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못했음을 미안해하는 언니...
저는 어쩌다 이런 행운을 누리게 된 걸까요?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고 무엇 대단한 일을 했다고
이런 선물 같은 관계 속에 놓인 것인지, 감사가 솟구쳤습니다.
언제라도 좋으니 그들 자매와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밥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그 언니가 저를 보고 '직접 만나보니 별로인데
내 착한 동생이 칭찬을 했구나' 하지 않도록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혜은씨, 혜선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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