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대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슨 시대일까요?
혼돈의 시대? 상실의 시대? 욕망의 시대?
이 시대는 가치관의 부재와 온갖 가치관의 존재로 얼룩진 혼돈의 시대이고
북극의 빙하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의까지 중요한 것들이 사라지는 상실의 시대이며
욕망을 절제하게 하는 교양과 문화를 무시하며 노골적 욕망 -- 식욕, 성욕, 물욕 --을
오히려 자랑하는 욕망의 시대입니다.
매일 무언가 소중한 것이 사라지는 시대의 한복판에 앉아 있으니 상실이 슬픔을 동반하는 일도 드물지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국립박물관에서 발생한 화재 소식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소장품의 90퍼센트가 불에 타버렸다니 얼마나 많은 인류의 유산이 재로 변했을까요?
미주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판명됐던 1만 2천 년 전 여성의 두개골 '루지아'도
불에 타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래는 뉴시스통신의 관련 기사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루지아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180904094129283
브라질 박물관 화재로 1만2000년 전 女두개골 '루지아' 소실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국립박물관에서 발생한 대화재로 1만2000년전 인간 두개골인 '루지아'가 소실됐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지아'는 2000만 점에 달하는 박물관의 소장품들 중 얼굴 격인 유물로, '최초의 브라질인'이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여성 유골은 브라질 동남부 미나스제나이스주 벨루오리존치 외곽에서 지난 1975년에 발굴됐다.유골은 약 20년 간 보관돼 있다가 1990년대 중반에야 과학자들에 의해 미주 대륙에서 가장 오래 된 화석으로 판명됐다. 학계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320만년 된 유명한 유골 '루시'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여성유골에 '루지아'란 이름을 붙여줬다.
국립역사예술유산위원회의 카티아 보게아 위원장은 3일 현지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 파울루에 "루지아가 불에 타 죽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국립역사박관물관의 파울루 크나우스 관장은 AFP통신 역시 "루지아의 소실은 문명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에겐 값을 따질 수없는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루지아 유골이 불에 타 사라지면서, 이제 루지아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두개골을 기반으로 복원해낸 얼굴 모형으로만 남게 됐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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