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박종철과 강민창(2018년 7월 9일)

divicom 2018. 7. 9. 07:15

정의로운 사람도 죽고 비굴한 사람도 죽습니다.

바르게 사는 사람도 죽고 나쁜 짓을 골라 하는 사람도 죽습니다.

남는 것은 기억과 평가입니다.

그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그는 비굴한 사람이었다...


정의롭게 살다가 딱 한 번 실수해도 그 실수가 너무 크면

그 실수로 기억됩니다.

늘 정신을 바싹 차리고 깨어 있는 상태에서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전두환 정권 말기 1987년 1월 대학생 박종철 씨가 물고문을 받다가 사망하자 

당시 치안본부장이었던 강민창 씨는 '탁 치니 억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고 발표해 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강민창 씨는 1993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후

은둔생활을 하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강민창 씨는 숨졌지만 사람들의 기억이 살아 있는 한 안식하긴 어려울 겁니다. 

다시는 박종철 씨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말기를,

다시는 강민창 씨 같은 반면교사가 나오지 말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떳떳하게 살자고 다짐합니다.
아래는 강민창 씨의 사망을 단독 보도한 한국일보 기사입니다.


"탁 치니 억하고 쓰러져" 발언한 강민창 前 치안본부장 사망

이혜미 입력 2018.07.09. 04:45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기자회견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이 7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종철씨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들에게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다. 경찰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지만, 이를 알게 된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박씨 사망은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박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가 잇따랐고, 민주화 요구 목소리도 거세지면서 1987년 6월 시민항쟁을 촉발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최근 영화 ‘1987’을 통해 재조명됐다.

당시 치안본부장이었던 강씨는 박씨가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16일 사건 확산을 막기 위해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면서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공식 발표했다. 이후 언론, 의학, 종교계의 끈질긴 노력으로 진상이 밝혀졌으며 결국 박씨를 고문했던 경찰관과 함께 강씨 역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1993년 7월 27일 대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도 행방을 알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