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여름 숲(2018년 7월 3일)

divicom 2018. 7. 3. 17:58

언제 비가 왔었나 싶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대청소를 한 집처럼

세상이 두루 깨끗하고 반짝입니다.


하늘은 새로 단 커튼처럼 선명히 아름답고

빗물 목욕을 한 낡은 집들에게선 햇살내가 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쓴 시가 떠오릅니다.

제 한영시집 <숲(Forest)>에서 인용합니다.



여름 숲 II


바삭바삭 세상이 마르는 소리

귀가 막히면 저 소리를 못 듣겠지요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지천입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저 조화를 못 보겠지요


귀가 들리지 않아도 눈이 보이면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귀가 들리면

큰소리로 불평할 수 없습니다

귀가 들리고 눈까지 보이면

아무 것도 불평할 수 없습니다.



Summer Forest II


Rustle, rustle, the world dries;

blocked ears cannot hear the sound.

Blue sky is strewn with white clouds;

blind eyes cannot see the sight.


If your ears are blocked but you are not blind,

if you are blind but your ears are not blocked,

you cannot complain loudly.

If your ears hear and your eyes see,

you cannot complain at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