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크리스마스, 그리고 <예수의 죽음>(2017년 12월 24일)

divicom 2017. 12. 24. 09:01

내일은 성탄절, 예수님이 오신 날입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에 대해 알게 된 후 그분은 부처님과 함께 제 목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엊그제 아파트 동대표회의 회장에게서 들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드리지요.

회장님은 어린 시절을 전북 고창에서 보냈는데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어느 날 아이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졌답니다.


아이1: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부니까 모레는 크리스마스구나.  

아이2: 야, 이부가 먼저 오는 게 어딨냐? 내일은 크리스마스일부고 모레는 크리스마스이부지.

아이3, 4, 5...: 맞아, 이부가 먼저 오는 게 어딨냐, 일부가 먼저 와야지. 내일은  크리스마스일부, 

                모레는 크리스마스이부.

아이1: (작은 목소리로) 이상하다,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부, 맞는데... 


'이브(eve)'를 '이부(2부)'로 잘못 안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웃음의 끝은 씁쓸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일-- 사실이 아닌 것들, 진실이 아닌 것들이

사실과 진실을 이기는--이 너무나 자주 벌어지니까요.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에 캐롤을 부르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모든 기도의 끝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를 붙이는 신도들이 '믿음'을 자랑하는 대신

그분처럼 살기 위해 다짐하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예수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책, 이현주 목사님의 <예수의 죽음>에서 몇 줄 옮겨둡니다.

여기서 '나'는 바로 예수님입니다.


17쪽:


"나는 내 이야기가 탈색되어, 그 풍부한 신화성(神話性)과 동화성(童話性)이 사라지고 

교리와 윤리만으로 남는 것에 대하여 슬프게 여긴다. 나의 이야기의 비신화화(非神話化)는 

인간이 성숙함에 이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많은 동굴 가은데 하나로 그쳐야 할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들이 하나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놓고는 거기에 나를 맞춰 넣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음에 대해 슬퍼한다. 나는 , 어떤 사람들이 나와 깊이 사귀어 보기도 전에 나를 선전하며 

나의 이야기를 거침 없이 옮기고 다니는 것데 해하여 불안하다.


80-81쪽:


 탁!

 병사는 망치를 내려쳤다. 쇠못은 단번에 내 손바닥을 뚫고 나무에 박혔다. 아프지는 않았다. 

몸이 부들부들 떨릴 뿐이었다. 나는, 내 못 박힌 손의 가운데 손가락 두 개가, 가을 잠자리의 날개처럼, 

파들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탁 탁 탁

 망치 소리는 계속되었다. 계속되면서, 망치 소리는 마침내 내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픔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온몬의 힘을 빼고 뼈속 깊이 스며드는 고통에 매달렸다. 곧, 끈적끈적한 액체가 손목을 타고 흘렀다.

나는 눈을 떠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다. 티 하나 없이 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