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라면 생각(2017년 7월 27일)

divicom 2017. 7. 27. 10:21

가끔 라면을 먹습니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별로 음식을 먹고 싶지 않을 때 라면을 찾습니다. 

소화능력이 약하다 보니 기름에 튀긴 라면은 먹지 못하고 튀기지 않은 라면을 먹습니다. 

농심 신라면이나 라면의 원조 삼양라면, '갓뚜기' 오뚜기 라면보다 풀무원 생라면을 주로 먹는 것이지요.


풀무원 생라면이 나오기 전엔 삼양라면을 먹었습니다. 그 회사를 만드신 고 전중윤 회장을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좋은 제품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농심 제품은 먹지 않고 

삼양 제품만 먹었습니다. 


돌아가신 오뚜기 창업자 함태호 회장에 대해 알게 된 후 유탕면을 먹어도 되는 날엔 오뚜기 라면을 먹습니다. 

그분의 생애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그분의 '사랑'을 보여주는 기사가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돈의 힘이 인격의 힘을 능가하게 된 만큼 돈을 쓸 때는 전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써야 합니다. 소위 '윤리적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갓뚜기' 오뚜기 라면을 사는 데 들어간 돈은 

좋은 일에 쓰이지만, 농심 신라면을 사는 데 쓰인 돈은 사적인 불화를 부추기는 데 소모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오늘과 내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는데,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오뚜기 회장만이 초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오뚜기는 자산 규모가 

작년 기준 1조 5900억 원으로 재계 순위로 보면 100위권 밖에 있지만 오뚜기 대표가 청와대에 가는 걸 반대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오뚜기야말로 '상생'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기업이니까요. 


뉴스1 기사를 보면, 3월 말 기준으로 오뚜기의 비정규 직원은 전체의 1.16퍼센트인 36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오뚜기가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 비용을 지원하고 장애인 재활을 지원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오뚜기의 지난해 기부금은 46억8천만 원이라고 합니다. 창업자의 아들인 현 함영준 회장은 아버지에게서 상속받은 주식에 대해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간 나눠냈다고 하니, 그보다 더 큰 재산을 받고도 상속세를 피하느라 

혈안이 된 기업가들이 많은 세상에선 드문 사례입니다.


언젠가부터 라면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농심 라면의 판매가 줄고 오뚜기 라면이 선전한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청와대 초청 소식이 알려지면 오뚜기 라면의 판매가 더 늘어날 겁니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제전문가들 중엔 오뚜기가 10년째 가격을 동결해서 판매가 느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소비자들이 점차 각성하면서 '윤리적 소비'를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심 라면은 값이 

인상돼 판매량은 줄어도 가격으로 본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55.8퍼센트나 된다고 합니다. 


앞으로 오뚜기 라면 판매가 더 늘어서 농심 라면의 시장 점유율을 낮췄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물건도 그렇지만 특히 식품은 좋은 사람들이 만든 것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