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길, 그리고 마지막 강의(2016년 6월 5일)

divicom 2016. 6. 5. 20:22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시간과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Julie Andrews의 'The Sound of Music', 1942년 영화 'Casablanca'의 주제가라 할 수 있는 Dooley Wilson의 'As Time Goes 

By', 바리톤 오현명 씨의 '그 집 앞' 등 좋은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3부 '고전 속으로'를 시작할 때는 Neil Young의 'Heart of Gold'를 듣고, 그가 지지하는 환경운동가 David Suzuki의 책 <마지막 강의>을 읽었습니다. 오늘이 '환경의 날'인데,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인 <침묵의 봄>은 이미 읽었기에 스즈키의 책을 읽었습니다. 닐 영과 스즈키는 둘 다 캐나다 사람인데, 지난 10월 둘이 나란히 캐나다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국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닐 영은 스즈키가 운영하는 'Blue Dot

Foundation'에 십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스즈키는 동물학박사 학위을 가진 유전학자지만 방송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사십 년 넘게 텔레비전에서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다니 스즈키도 스즈키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그렇게 오래 방송하는 방송국과 

그런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시청자들이 더욱 놀랍습니다. 


그는, 인간은 지구의 생명체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겨난 '가장 어린 종'이지만 자신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알고 다가올 세계를 꿈꿀 줄 아는 '조숙아'라고 말하면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상상력과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의지만 있으면 지속 가능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자동차 특히 디젤 자동차를 줄이고, 자동차 

공회전을 하지 않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지요. 또 쓰레기를 줄이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을 보면 신고하고, 환경운동단체에 가입해 힘을 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에서는 매 주 두 개의 우리말을 소개하는데, 이번 주엔 '까끄라기'와 '서머하다'를 

소개했습니다. '까끄라기'는 '벼나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또는 그 동강이'를 뜻하고, 

'서머하다'는 '미안하여 볼 낮이 없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두 단어를 찾아준 장연선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오늘의 노래'는 김연준 작사, 작곡의 '청산에 살리라'였고, 마지막 노래는 시인과 촌장의 '푸른 애벌레의 꿈'

이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날개를 달아보기 전에 애벌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가습기 참사도 그렇고... 부디 스스로를 지켜 하고 싶은 일을 할 만큼 한 다음에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 드린 '시간과 길'을 옮겨 둡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내일은 현충일, 조기를 다는 날입니다.


시간과 길

 

오랜만에 바퀴 위에서 제법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누워 있는 시간, 걷는 시간, 달리는 시간, 나는 시간...

사람의 일생은 여러 가지 시간의 조합인데

누군가는 그 중 한두 가지 시간만 살고

누군가는 그 모든 시간을 삽니다.

 

타고난 조건이나 주어진 조건과 함께 의지도 중요한데요,

조건에 상관없이 자신이 보내고 싶은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겠지요.

 

달리고 싶지만 몸에 장애가 있어서 달리지 못하는 사람,

날고 싶은데 돈이 없어 날아볼 수 없는 사람이 많은 사회라면

겉모습이 아무리 화려해도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거의 항상 집이나 집 부근에서 머물다가

바퀴 위에서 세상을 보니

길이 아주 많이 늘어난 것을 알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길은 결국 말의 길...

저 길들 덕에 만남이 이루어지고 대화가 싹트겠지요.

길을 닦느라 굴을 뚫느라 애쓰신 분들...

그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