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4월, 그리고 얼굴(2016년 4월 3일)

divicom 2016. 4. 3. 21:23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4월'과 '얼굴'에 대해 생각해보고, Bee Gees의

'Don't Forget to Remember', Mamas & Papas의 'California Dreaming', Freddie Aguila의 'Anak', 소프라노 

송광선 씨의 '얼굴', 시인과 촌장의 '진달래'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Richard Marx의 'Straight from 

My Heart'와 Eric Clapton의 'River Runs Deep'도 좋았습니다.


오늘은 4월 첫 일요일...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는 제주 4.3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도민들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지만, 서울을 비롯해 제주도 밖에 사는 사람들도 이 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시다시피 오늘은 2014년 정부가 4.3희생자추념일로

정했습니다. 이 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다시는 공권력에 의한 시민의 희생이 없기를 바랍니다.


3부 '고전 속으로'에서는 시인과 촌장의 '진달래'를 듣고, 신동엽 시인의 '4월은 갈아엎는 달'과 '껍데기는 가라'를 

읽었습니다. 개나리와 벚꽃이 지천이지만 시의 주인공이 되는 건 진달래입니다. 왜 그럴까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무리지어 피는 꽃들과 달리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호젓하게 피는 모습이 더 시적이라 그렇겠지요. 


사람들의 세상도 꽃의 세상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남들의 눈에 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사회의 악화를 막고 정상(sanity)을 유지하게 하는 건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 진달래 같은 사람들이겠지요. 


마지막 곡은 김장훈 씨와 많은 가수들이 함께 부른 '사노라면'이었습니다. 몸과 마음 위축시키는 일이 많아도 가슴 쫙 펴고 당당하게 봄나무들처럼 살자고 이 노래를 틀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얼굴'을 옮겨둡니다. '4월은 갈아엎는 달'과 '껍데기는 가라'는 내일 이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오늘 들려드린 모든 노래의 제목은 tbs홈페이지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얼굴

 

국회의원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니

어딜 가나 얼굴입니다.

텔레비전과 신문은 물론이고 길에서도

무수한 정치인들의 얼굴을 만나게 되는데요,

 

맑고 아름다운 얼굴보다

탁해 보이는 얼굴, 비굴해 보이는 얼굴이 흔합니다.

학창시절 성적표는 학교에 가야 볼 수 있지만

인생의 성적표는 얼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인터넷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세계적인 사회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여든이 넘었지만 여전히 멋졌습니다.

 

정의를 좇으며 유머를 잃지 않고 살면

주름이 많아도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주름이 늘 때마다 스타이넘을 생각하겠습니다.

그이처럼 맑고 아름답게 늙어가며

노화가 노추가 아닐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