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9월 아버지가 떠나시고 처음 맞은 어머니의 생신입니다. 두 분 모두 음력 2월 생신이라 양력 3월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생신잔치를 했는데 이젠 어머니 옆자리가 비었습니다. 자식들 앞에서 꿋꿋한 모습을 보이시는 어머니의 가슴 속... 너무 춥지 않으시길 빌 뿐입니다.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목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스카보로의 추억(Scarborough Fair)', 조동진 씨의 '행복한 사람', 이반 레브로프(Ivan Rebroff)의 'Ochi Chornye(Dark Eyes: 검은 눈동자)', 하사와 병장의 '목화밭'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폰텔라 베이스(Fontella Bass)의 'Rescue Me'를 듣고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e)의 과학소설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Rescue Me'는 2004년에 개봉한 영화 'I Robot'에 나왔던 노래입니다.
'I Robot'은 아시모프의 소설로 같은 제목 영화의 뿌리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책방산책' 말미에는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 field)의 'Windmills of Your Mind(네 마음의 풍차)'를
들었고, '걷고 싶은 길' 끝에는 이광조 씨의 '나들이'를 들었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소월의 시에 이희목 씨가 곡을 붙인 '개여울'이었고, 마지막 노래는 캐롤 킹(Carol King)의 'You've Got a Friend'였습니다.
tbs는 지난 14일에 봄 개편을 했습니다. '즐거운 산책'은 제목만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로 바뀌었을 뿐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 프로그램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중 '유민아빠'로 잘 알려진 김영오 씨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40분부터 55분까지 '가슴에 담아온 작은 목소리'의 진행자 겸 현장 리포터로 활약하니 많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목화'를 옮겨둡니다.
목화
아름다운 면 수건을 선물 받았습니다.
목화솜으로 짠 면은 부드럽지만
목화의 역사엔 굴곡이 많습니다.
19세기 중반 미국이 목화를 대량생산해 영국으로 수출하면서
노예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노예제도와 경제력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어
남북전쟁의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목화 수확에 국민을 강제로 동원해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강제노동 종식을 위한 인권단체연합(면화 캠페인: Cotton Campaign)은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에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강제 노동을
끝내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한 다국적 의류회사는 지난 2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나오는 목화는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름답고 쓰임새 많은 목화가 사람의 욕심 때문에
부정한 사건의 주인공이 되니 미안합니다.
조금 키워 조금 쓰며 자연스럽게 살 수는 없는 걸까요?
대량소비를 위해 대량생산하는 우리의 방식이 정말 옳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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