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노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동원 씨의
'내 사람이여', 돈 맥클린(Don McLean)의 '빈센트(Vincent),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아윌 비 데어
(I'll Be There),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위 해브 올 더 타임 인 더 월드(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안치환 씨의 '내가 만일'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돈 맥클린의 '빈센트'는
맥클린이 빈센트 반 고흐(Van Gogh)에게 바친 노래입니다.
3부 시작할 때는 1994년 영화 '일 포스티노(Il Postino: 우편배달부)'에 삽입됐던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의 '마드레셀바(Madreselva: 인동덩쿨)'를 듣고, 칠레가 낳은 세계적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시를 읽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 포스티노'는 정치적 이유로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살던 네루다가 그 섬의 어부
아들 마리오와 친구가 되고, 마리오가 서서히 시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네루다의 시는 <100편의 사랑 소네트>에 실린 시들 중에서 두 편 -- 12번과 93번 --의 일부를 읽었는데, 네루다의 정열이 잘 드러난 구절입니다. 이 시집은 네루다가 세 번째 부인인 마틸데 우루티아에게 바친 사랑시을 엮은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정현종 시인이 번역, 출간했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였고, 마지막 노래는 유투(U2)의 '올 아이 원트 이즈 유(All I Want Is You)였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노트'와 네루다의 시를 옮겨둡니다.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는 오늘로 만 4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애청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의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012
“..오, 사랑은 물과 별들 더불어 하는 여행,
익사하는 공기와 분말의 폭풍 더불어;
사랑은 번개들의 충돌,
하나의 꿀에 제압당한 두 몸,..”
093
“..마틸데, 내 사랑, 당신 입술을 반쯤 열어놔둬요:
그 마지막 키스가 나와 함께 남아 머뭇거릴 터이니,
그건 영원히 당신 입 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하니,
그래서 그건 내 죽음 속으로 나와 함께 가야 하니...”
노트
학교 앞 노점에서 공책을 팝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시대이지만
여전히 노트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트나 공책이나 같은 말인데
공책은 공부할 때 써야 할 것 같고
노트엔 글을 써야 할 것 같으니 왜 그럴까요?
새 노트 한 권을 사들고 들어가
헌 노트를 펼쳐봅니다.
“새벽 다섯 시가 새벽 세 시보다 어둡다는 걸 안다면
그는 깨어 있어 본 사람이다
때때로 시간도 우리처럼 길을 잃는다는 걸
그래서 가끔 세상이 뒷걸음질 친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그 모든 것 알아서 외로운 사람이다”
작년 12월 어느 새벽에 쓴 메모를 보니
노트를 사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
모두 알 것 같습니다.
그건 나를 만나기 위해서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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