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근시, 원시, 그리고 안경(2016년 1월 17일)

divicom 2016. 1. 17. 11:38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근시와 원시에 대해 생각해보고, Adamo의 'Tombe la Neige', 

Audrey Hepburn의 'Moon River' Deep Purple의 'Hush' 등 좋은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Adamo의 노래를 들으니 정말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읽기' 말미에 현재 상영 중인 영화 'Youth'에 나오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노래 'Simple Song'을 듣고 

싶었지만, 아직 음원이 확보되지 않아 듣지 못했습니다. 조수미 씨의 'Simple Song'은 최근에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Simple Song'대신 들은 Des'ree의 'Kissing You'도 좋았습니다. 이 노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 칼럼 '들여다보기' 다음에는 Peter, Paul & Mary의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을 들었습니다. 

반전 가요로 유명한 노래지만 오늘은 시간의 잔인함을 일깨우는 노래로 들었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책방산책' 뒤엔 존 레논의 'Stand by me'를 듣고, '걷고 싶은 길' 다음에는 테너 안형일 씨의 '내 마음'을 

들었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지난 10일 타계한 David Bowie의 'Lazarus'를 들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전곡을 다 들려드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의 뮤직비디오가 유투브에 있으니 꼭 한 번 듣고 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노래했듯 그는 이미 피랑새가 되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2부 끝날 때 들려드린 정종숙 씨의 '왜 몰랐을까'가 너무 빨리 중단되어 속상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김원중 씨의 '바위섬'을 들었습니다. 3부 '고전 속으로'에서는 조지훈 시인의 수필 '돌의 미학'을 읽었습니다. 요즘 삶에 지친 젊은이들 중에 '돌'이 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돌의 미학'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돌과 바위가 무엇을 견디며 어떻게 분노를 다스리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 노래는 전인권 씨의 '돌고 돌고 돌고'였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근시와 원시'를 

옮겨둡니다.



근시와 원시

 

저는 눈이 아주 나쁩니다. 초 고도근시인데요.

나쁜 눈 때문에 버스를 놓친 적도 있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해 오해를 산 적도 있지만

돋보기를 끼지 않고도 책을 볼 수 있으니

젊은 시절의 불편을 상쇄 받는 기분입니다.

 

대개 시력이 좋던 사람들이 먼저 원시가 됩니다.

먼 것은 잘 보여도 가까운 것이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써야 책을 보는데

돋보기를 쓰고 보면 눈과 머리가 금세 피곤해진다고 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과 길어진 밤 생활로 근시가 급격히 늘어

십대 청소년 열 명중 여덟 명이 근시라고 합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밖에서 놀고, 스마트폰은 1시간 이내로 사용하고,

6시간 이상 어두운 데서 자면 근시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젊은이가 몇이나 될까요?

 

어쩌면 요즘 젊은이들은

젊은 시절 스펙 쌓느라 읽지 못한 재미있는 책들을

지금 제 나이가 되어서야 볼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돋보기는 끼지 않아도 근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껴야겠지요.

 

늙으면 모든 게 동등해진다더니 그 말이 참말인가 봅니다.

근시든 원시든 결론은 한 가지, 안경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