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위대한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2015년 8월 8일)

divicom 2015. 8. 8. 09:59

박근령 씨처럼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저처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든, 초강대국 미국의 입지가 쉬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데는 동의할 겁니다. 그건 미국의 제도가 한국보다 좀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깨어 행동하는 시민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겠지요.

 

미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것들도 있지만 미국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부러운 것은 정치풍자 쇼입니다. 지난 목요일(6)코미디 센트럴(Comedy Central)’에서 방영한 존 스튜어트(Jon Stewart)의 마지막 데일리 쇼(Daily Show)’는 스튜어트가 얼마나 위대한 코미디언인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얼마나 열린 사회인가를 보여줍니다.

 

데일리 쇼19967월부터 시작되었지만 이 쇼가 진정한 정치 풍자 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19991월 스튜어트가 진행자로 나서면서부터입니다. 그는 18개의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데일리 쇼 진행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했으며 마침내 목요일에 마지막 쇼를 진행한 것입니다.

 

지금 미국의 지성인들은 스튜어트의 마지막 방송이야말로 그가 왜 위대한 코미디언인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했을까요?

 

그는 “Bullshit is everywhere.(온 세상에 헛소리가 가득하다.)”는 말로 마지막 쇼를 시작해서 “If you smell something, say something.(구린내가 나거든, 그렇다고 말하라.)이라는 말로 끝을 맺었습니다'bullshit'은 사전적으로는 '소똥' '헛소리'지만, 우리가 평소 하는 말로 하면 "개 같은 소리,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는 유머러스한 태도와 얘기로 사람들을 웃겼지만 우리나라 코미디언들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진 않았습니다

 

존 스튜어트의 마지막 말은 바로 행동하라입니다말하는 것(say)’은 곧 행동하는 것이니까요. 세상이 잘못되어갈 때, 가만히 있지 말고 그것을 지적하고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돈 있는 놈들이 다 그렇지 뭐,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 뭐, 나이든 사람들(젊은 애들)이 다 그렇지 뭐...하는 식의 자조적 어투에 길들여진 채, 잘못된 것을 보고도 못 본 척 넘어가는 일이 흔합니다그런데 스튜어트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사회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갖고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후진성을 드러내는 건, 말하지 않고 행동하지 는 시민이 많기 때문이겠지요우리나라엔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모든 영어 교실에서 스튜어트의 마지막 쇼를 반복해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영어와 함께 그의 정신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튜어트의 쇼는 미국의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단골' 시청자 중 74%가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청,장년들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으니까요.,

 

스튜어트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며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건강하여 오래 우리와 동행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