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유병언 씨와 검찰(2014년 5월 20일)

divicom 2014. 5. 20. 23:43

경찰과 검찰이 청해진해운의 실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씨 일가 문제를 다루는 걸 보면 참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을 연행하고 체포하는 일은 놀랄 정도로 빨리 하면서 왜 유씨 일가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는 이렇게 굼뜬 것일까요? 어찌 보면 친구들끼리 숨바꼭질하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라는 종교의 지도자이며 기업가라는 유병언 씨와 장남 대균 씨가 하는 행동도 여간 우스운 게 아닙니다. 지은 죄가 있든 없든 당당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지 대포폰을 수십 개나 써가며 도망을 다닌다니 말입니다. 아래에 조금 전에 본 연합뉴스 기사를 옮겨둡니다.



유병언 부자 행방 놓친 ..수사 허점 노출

유씨 '금수원비밀별장신도 집' 경로로 이동 추정

 

(인천=연합뉴스) 박대한 손현규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 일가의 비리를 캐는 검찰 수사가 유씨 부자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미 잠적한 유씨의 장남 대균(44)씨의 소재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검찰이 금수원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됐던 유씨마저 놓치는 등 큰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산 금수원에 은신해 있던 유씨가 지난 17일을 전후해 서울 신도 집 등 다른 곳으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수사대상의 정점인 유씨를 사실상 놓쳤다고 인정한 셈이다.

 

앞서 검찰은 유씨가 자진 출석을 거부한 지난 16일일 금수원 주변에 특별검거팀 소속 검찰 수사관 30여명과 함께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주말 대규모 예배가 열리는 금수원에서 유씨가 신도 차량을 이용해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였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도 눈앞에서 유씨를 놓쳤다. 지난 19일에는 유씨가 금수원에서 45가량 떨어진 '비밀별장'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덮쳤지만 찾지 못했다.

 

검찰은 당시 별장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물과 싱크대 상태 등을 감안했을 때 유씨가 실제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금수원에 은신한 유씨가 비밀별장으로 자리를 옮겨 며칠 머물다가 지난 17일을 전후해 다시 서울 신도 집 등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꼭 서울로 한정하는 건 아니지만 (금수원에서) 빠져나온 건 맞다"고 말해 유씨의 은닉장소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대균씨의 소재도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대균씨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 등을 수색했지만 발견치 못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도록 대균씨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검찰은 밀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택과 인천 등 전국 주요 항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밀항 루트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유씨 부자가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포폰 수십여개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 자체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 23개가 비슷한 시각에 동시에 발신되면 대포폰으로 의심하고 해당 휴대전화의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 유씨 부자가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포폰 수십여개를 찾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 흔적이 사라져버려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유씨의 별장에서도 지난달 말까지 유씨 일가의 대포폰 통화내역이 잡혔다가 신호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 전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뒤 계열사 대표 등을 잇따라 구속하며 한동안 파죽지세로 수사가 진행됐으나 정작 '몸통'인 유씨 일가의 소재 파악에 실패하는 바람에 수사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유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기 전부터 금수원 내·외부 동향을 감시하고 경찰에 검문검색과 순찰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면서 "금수원의 면적이 워낙 넓고 도주로가 광범위한데다 법률상 강제적인 불심검문이 불가능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팀은 철야근무를 하면서 24시간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반드시 유씨 일가를 검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