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처님오신날(2014년 5월 6일)

divicom 2014. 5. 6. 09:22

어제는 어린이날이고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하(立夏)였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시린 가슴을 반영하듯 쌀쌀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부처님의 사랑이 희생자 유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빕니다.

 

어제도 전국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연휴 이틀 동안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다녀갔고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추모객들의 노란 리본이 가득했습니다.

 

tbs(교통방송) 보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 도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의 수가 100만 명에 이르고, 427일에 문을 연 서울광장 분향소에도 14만 명이 넘는 추모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희생자·실종자 조기 수습과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과 청문회를 바라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흰 마스크를 쓰고 3일째 침묵시위와 함께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사고 전후 정부와 관련당국이 보인 태도를 생각해보면 슬픔에 잠긴 유족들이 시위까지 벌이는 심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제 안산 시내 장례식장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8명의 발인이 치러졌습니다.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가슴 아픕니다


오늘 전국의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법회가 열리겠지요. 부디 그 법회가 바른 삶을 깨닫는 각성의 현장이 되고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랑의 기도처가 되길 빕니다.

 

절, 교회, 성당을 비롯한 수많은 종교시설은 언제부턴가 '바르게 사는 법'을 깨닫게 하는 교화와 각성의 기도소가 아니라, 세속적 성취의 달성을 기원하는 이기심이 거래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삼백 명이 넘는 귀한 목숨을 바다에 장사지낸 지금이라도 '부처님오신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신자와 불신자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로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