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계모들’을 비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경북 칠곡에서 여덟 살 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칠곡 계모’는 징역 10년, 친부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울산에서 또 다른 여덟 살 여아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울산 계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핵심은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어른들의 공격이며, 아이들이 그런 공격을 받다가 숨지는 걸 막을 수 있었으나 관심의 부족과 제도적 문제로 인해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선정적 언론은 아이들을 잃고 슬퍼하는 ‘친모들’의 모습을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계모들’과 대조시킴으로써 친모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계모는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더욱 한심한 건 대중, 특히 네티즌들이 별 생각 없이 그 분위기에 젖어 ‘계모들’을 비판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전 인터넷에서 보니 지난 12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97명인데, 80%가 친부, 친모에 의한 학대였다고 합니다. 2012년 통계에 의하면 학대받은 아동 6403명 중 친부의 학대를 받은 어린이가 3013명, 친모의 학대를 받은 아이가 2090명, 친-외조부모등 친인척 학대가 432명이었다고 합니다.
이혼이 증가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계모의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키우기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도 친어머니든 의붓어머니든 좋은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나쁜 어머니도 있습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을 벌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남의 아이를 열심히 사랑으로 키우는 ‘계모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온당치 않습니다. 언론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반성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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