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두이노의 비가 (2013년 11월 15일)

divicom 2013. 11. 15. 21:32

내일 탐라YLA 수업시간에 공부할 '두이노의 비가' 번역본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일이 참 많습니다. 가끔은 표현이 어색하거나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지만 시를 번역하는 일은 창작하는 일보다 어려운 일이니 너무 심하게 불평하진 않습니다. 저 같은 보통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와 같은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살기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몇 구절 옮겨 두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맨 아래의 묘비명은 '두이노의 비가'와는 상관 없는 릴케의 묘비명으로 그가 자신을 위해 쓴 것이라고 합니다. 독일어 원문과 영어 번역문은 영문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따왔으며 우리말 번역은 제가 한 것입니다. 



발사의 순간에 온 힘을 모아 자신보다 더 큰 존재가 되기 위해

화살이 시위를 견디듯이, 머무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보라, 나무들은 존재하고, 우리 사는 집들은 여전히 서 있다.

우리는 다만 들며나는 바람처럼 모든 것 곁을 지나칠 뿐이다.


이승에 있다는 것은 멋진 일...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다정한 이웃이 인정해주거나 시기하지 않는 것은 너무 쉽게 잊는다는 것

우리는 남에게 행복을 눈에 띄게 보여 주려 한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복은 우리가 그것을 마음 속에서 변용시켰을 때 드러나는 법인데.



릴케의 묘비명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Rose, oh pure contradiction, delight

of being no one's sleep under so

many lids.


, 장미여, 순수한 모순이여

수많은 눈꺼풀 아래서도 잠들지 않는 환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