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자꾸 내리더니 기온도 낙엽따라 떨어졌습니다. 바람이 차가우니 밖에 나갈 때는 몸 단속을 잘해야겠습니다. 지난 목요일은 '입동'... 겨울이 멀지 않았습니다.
오늘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이종용 씨가 부른 '바보처럼 살았군요'와 소프라노 홍혜경 씨가 부른
'그리운 금강산'을 듣고, 오래전부터 우리가 깔고 살아온 '요'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종용 씨는 이 노래를 발표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가수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목회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는 그때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죽음의 순간에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라는 한탄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말씀드린 '요'에 대한 얘기와 이종용 씨의 노래 가사를 옮겨둡니다.
요
아우에게서 요 하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앞면엔 커피색과 바랜 하늘색 꽃들이 어우러지고 뒷면은 온통 갈대 빛입니다.
요 위에 누워 눈을 감으면
뗏목을 타고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생각해 보면 여러 개의 뗏목을 타고 지금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막 태어난 아깃적엔 손수건 두어 개만한 요에 누워 엄마를 기다리고
몸이 자라면서 요도 함께 커졌겠지요.
예전 어머니들이 결혼하는 딸을 위해 요를 준비할 때는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게 만들기 위해 애쓰셨다고 합니다.
부부가 함께 쓰는 요가 너무 크면 둘 사이가 멀어지고
너무 작으면 불편해서 안 된다는 거지요.
이젠 누구나 요 대신 침대를 사고 침대도 큰 침대를 좋아하지만
요즘 이혼율이 옛날보다 높아진 건
너무 큰 침대가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침대 쓰는 방은 공기 전체를 데워야 따뜻해지지만
요 쓰는 방은 요 밑만 따뜻하게 하면 지낼 만합니다.
다가오는 겨울엔 침대 대신 요 뗏목을 타고
가끔 인생이라는 항해를 돌이켜 보면 어떨까요?
요를 사용하면 난방비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바보처럼 살았군요
어느 날 난 낙엽 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그냥 덧없이 살아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 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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