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bs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광주학생운동'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와 이동원 씨의 노래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을 들었습니다. 어제 한겨레신문의 '삶의 창'에도 1929년 11월 3일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학생운동에 대해 쓰고 오늘 방송에서도 이 얘기를 한 건 요즘 우리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눈앞의 문제와 씨름하느라 역사를 잊고 사는 듯해서입니다. 역사를 아는 사람만이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6일은 1인 프로젝트 그룹으로 불리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씨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이름이 너무 길어 흔히 ‘달빛요정’으로 불렸던 이씨는 2003년 초 홈레코딩으로 제작한 1집 《Infield Fly》를 통신판매하면서 인디음악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10년 겨우 37살에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뜰 때까지 꾸준히 세상에서 패배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심정을 드러내고 어루만지는 음반을 발표하여 ‘루저(loser)음악’의 1인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작년엔 그의 친구들이 그의 미발표곡들을 모아 새 앨범 Knuckleball Complex를 제작, 발표했고, 지난 달 홍대 앞에서 열린 잔다리페스타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씨는 말을 더듬고 키도 작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콤플렉스에 빠져 사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록 음악으로 자신처럼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변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나는 콤플렉스가 많지만 루저음악에서는 내가 1인자다’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그가 떠난 후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달빛요정이 나와 만루홈런을 쳐주길 기대합니다.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은 참 아름다운 가요입니다. 이주원 씨가 작곡, 작사한 노래, 이동원 시의 음색과 완벽하게 어울어져 노래를 듣다 보면 코끝으로 낙엽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방송의 '다시 듣기'는 되지 않지만, '절룩거리네'와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을 꼭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즐거운 산책'의 제 칼럼 '들여다보기'와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의 가사입니다.
학생의 날
오늘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4년 되는 날입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던 1929년에
광주에서 시작된 항일운동입니다.
1929년 10월 30일 오후, 광주를 떠난 기차가 나주역에 도착하자 이 기차에서 내린 일본인 중학생이 조선인 여학생들의 댕기를 잡아당기면서 희롱했고, 이를 본 조선 남학생들이 저지하면서 두 나라 학생들 사이에 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두 나라 학생들은 다음날 오후 기차에서 다시 충돌했고
이 사건으로 촉발된 항일 시위는 점차 더 널리 더 거세게 퍼져나갔습니다.
11월 3일, 일본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명치절에는 시민들까지 합세했고,
일제는 광주시내 모든 중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 3일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계속되었으며,
전국 194개 학교 5만 4천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1953년 10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정해 기념하기 시작했으나,
19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에서 학생들의 반정부운동이 확산되자
1973년 3월 ‘학생의 날’을 폐지했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학생의 날’은 부활했고, 2006년부터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지난 세기의 일본 제국주의를 그리워하는 듯한 언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그것을 알고나 있는지,
혹시라도 다시 우리의 독립이 위협당할 때 1929년 광주의 학생들처럼 싸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
비올라의 선율, 피카소의 색채
그대를 위한 가을의 사랑은
들국화의 향기, 갈대꽃의 몸춤
세월의 어느 순간, 나무끝 흔드는 바람같이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
비올라의 선율, 피카소의 색채
세월의 어느 순간, 가슴에 고이는 호흡같이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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