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울대 출신 ‘마피아'(2013년 6월 5일)

divicom 2013. 6. 5. 07:13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가 드러나며 '원전 마피아'라는 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에 이승준 기자가 쓴 기사를 보니, 이 마피아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들입니다. 국내 대학 중 원자력 관련 전공을 개설한 학교는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경희대 등 9개라고 합니다.

 

기사에 인용된 '2010년 국가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원자력 분야 인력수급 전망 및 인프라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분야 인력은 21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연구 인력은 1500여명, 2003년에서 2008년 사이 해마다 배출된 박사의 75~88%는 서울대와 KAIST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들은 원전 운영과 감시를 맡는 주요 기관마다 포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전을 감시,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 강창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은철 현 위원장은 물론, 이들이 소속된 원자력학회도 2000년 이후 10명의 학회장 가운데 8명이 서울대 출신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고리원전 1호기 정전 은폐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원전의 안전검사를 담당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박윤원 원장도 서울대 출신입니다.

 

서울대 출신들의 마피아짓거리는 분노를 자아냅니다. 서울대는 나라가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국립대학교입니다. 서울대의 등록금이 사립대학보다 훨씬 싼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를 도울 테니 학교를 마친 후엔 국가를 위해 일해달라는 당부와 믿음,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를 나와 제 배만 불리는 사람들, 특히 원자력 분야처럼 나라의 안위에 영향을 주는 일에 종사하며 제 잇속만 찾는 마피아들은 호되게 다스려야 합니다. 그들은 남의 집 담을 넘어 들어가 재물을 훔치는 사람들보다 더 나쁜 범죄자들이니까요. 국민의 당부와 믿음, 약속을 저버린 사람들이 어떤 벌을 받을지 지켜보는 눈이 많습니다. 혹시 정부와 법 집행기관 요소요소에 포진한 서울대 출신들이 그들을 도와주는 건 아닐까요? 서울대가 누구를 위한 서울대인지, ‘국립대학교로 유지할 가치가 있는 학교인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