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손과 악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주제가라 할 수 있는 '상록수'와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못잊어'를 들었습니다.
오월에 칠월 날씨라고 불평하는 분들 많은데, 내일 비 오고 나면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고 합니다. 덥다고 해보았자 겨우 몇 달입니다. 바깥 기온이 높다고 열기에 휩쓸리다 보면 더 덥습니다. 더울수록 찬 마음으로 어항 속을 들여다보듯 조용히 세상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래는 '즐거운 산책'의 '들여다보기' 코너에서 읽어드린 글입니다.
손
고흥에서 보내준 마늘종, 남해에서 온 두릅을 먹으니
마늘종과 두릅을 키워 싸 보낸 손들이 생각납니다.
손 중의 으뜸은 농부의 손입니다.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 악수하며 한 가지 진리를 배웠습니다.
입은 거짓말을 하지만 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어떤 사람의 손은 너무 작고 말라 애처로웠고,
어떤 사람의 손은 너무 차고 축축하여 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고의 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손입니다.
90년대 말 종로에 살 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그분을
동네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적당히 두툼하고 적당히 따스하고 적당히 힘 있는 손,
고작 몇 초간의 악수였지만
정직하고 사랑이 많은 분이라는 느낌을 받기엔 충분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시고 어느새 4년이 흘렀습니다.
나라는 더 시끄럽고 더 살기 어려워졌지만
이렇게나마 유지되는 건 제 할 일을 하는 정직한 손들,
키우고 나누는 사랑의 손들 덕분이겠지요.
봉하마을 ‘농부’를 꿈꾸었던 노무현 대통령,
그 따스한 손, 다시 한 번 잡아 보고 싶은 오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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