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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옥 선생 (2025년 2월 19일)

신열로 인해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을 땐TV를 켜놓고 멍하니 앉아 있게 됩니다.그런데 갈수록 TV가 도움이 되지 않고열을 돋웁니다.  음식 먹기 또는 만들기, 천박한 말장난, 왜곡된 한국어, 오래전 방영했던 드라마리플레이 등 등 때문입니다. 절여진 배추처럼 힘없는 손의 리모컨이 계속 채널을 바꾸는 이유입니다.   그러다 김창옥 선생이 상담하는 프로그램을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프로그램의 제목도모르고 어느 방송인지도 모르지만, 그가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감탄하게됩니다.  그는 청각장애인인 아버지와 일자무식인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나 공고를 다녔고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한 후 대학에서 성악을전공했으며, 한때는 배우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제가 김창옥 선생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상담 받는 분들의 문제에 ..

동행 2025.02.19

타이레놀 친구 (2025년 2월 16일)

아주 잠깐이라도 삶에 취해 죽음을 잊을라치면오래된 친구가 찾아옵니다. 친구는 제 눈과 뺨을 벌겋게 물들이며 주위의 소음을 지웁니다. 몸은 있던 곳에 있는데, 그 장소와 함께 있던 사람 모두멀어지는 느낌이 들고, 발이 바닥에서 떨어져 둥둥 떠있는 것  같습니다. 혈압이나 혈당이 갑자기 상승한 걸까요? 언젠가처럼앨러지 공격을 받은 걸까요? 뜨거운 머릿속에서일어나는 물음표들을 못 본 척 하던 일을 하니우리 집 의사가 타이레놀을 먹으라 합니다.  제 몸은 제 정신보다 훨씬 정직합니다. 조금 힘에부치면 바로 고열로써 제게 경고하는데, 한번은그 경고를 무시했다가 병원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경고가 오면 타이레놀을 먹고 죽은 듯이 쉬어야 합니다.쉬고 나서 다시 삶이라는 기차에 올라타는 거지요. 타이레놀 덕에 다시 일어..

동행 2025.02.16

그대를 부르고 나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 (2025년 2월 13일)

오래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고 나면 긴 여행을 한 것 같습니다.날짜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와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오릅니다.우리가 겪은 일들, 함께 흘린 눈물... 무엇보다 그와 나 모두 고아가 되었고 젊음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름에 '별'이 들어간 그 친구와 저를 이어준 건 제 첫 번째 책입니다. 마침 제 블로그 방문자 중에 이 책에 대한 글을 보신 분이 계시어저도 15년 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책을 냈을 땐 부끄러워 병이 났지만, 친구를 만나게 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흔들림 없는 우정에 감사하며, 2010년 1월 4일 이 블로그에 쓴 글을 아래에 옮겨둡니다. 문성님, 고맙습니다! ---------------------------------------------------------------------..

동행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