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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36: 집에서 살다 죽으려면 (2024년 11월 18일)

노인들의 반 정도는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요양원에가기보다 집에 있고 싶어한다는 '2023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면놀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버지는 90세에, 어머니는94세에 돌아가셨다고 하면, 그 연세까지 집에서 사셨다니복이 많은 분들이라고 얘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원이나 시설에 가지 않고 죽는 날까지집에서 살기를 원하지만, 그러려면 긴 준비가 필요하다는것을 부모님을 보며 배웠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나이 들수록 말을 줄인다.     아버지는 연설을 하여 돈을 벌 정도로 말씀을 잘하시던    분이지만 연세가 드실수록 말씀을 줄여 최소한만    하셨습니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도 늙으면 가족의    온기가 필..

동행 2024.11.18

그와 나의 거리-등대로 (2024년 11월 16일)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의자전적 소설 를 선물 받은 건12년 전입니다.  함께 산 지 여러 십 년이지만 여전히 속내를 알 수 없는 룸메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납니다. 표지 안쪽 첫장에 그가 '램지부인을 닮은 당신에게  램지를 닮은 남편이'라고 써 주었기 때문입니다.  램지부인(Mrs. Ramsay)은 매우 아름답고 지혜로운 램지가의 안주인으로서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철학교수 남편을 세상과 이어주며 여덟 명의 자녀를 키우고 램지가를 방문해 한참씩 머무는 손님들을 접대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저는 램지부인을 닮은 데가 없는데, 룸메가 제게 램지부인을닮았다고 한 것은 저를 격려하고 싶어서였을까요?   여러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는데..

오늘의 문장 2024.11.16

슬픔: 성경 말씀 (2024년 11월 14일)

2015년 가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몇 달 후,아직 깊은 슬픔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이 하나가 조각나 치과에 갔습니다. 올 설 연휴 끝 어머니가 떠나시고 여러 달이흘렀습니다. 아직도 어머니가 저세상으로가셨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나날을보내고 있는데, 이 하나가 조각났습니다. 내 것인 마음은 슬픔을 눈물로 표현하고,부모님이 주신 몸은 부모님이 주신 이를 조각냄으로써 슬픔을 표현하는가,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북카페에 갔더니 평소에 앉던자리에 이미 손님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플래너리 오코너의 소설을읽으려 했는데... 하는 수 없이 다른 자리에앉았지만 오코너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앓다 돌아가신 홍반성 루푸스에  걸려 39세에 요절한 오코너...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지만 속좁은 신자들..

나의 이야기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