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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찾습니다! (2026년 2월 12일)

어제 낮 한진택배에서 문자가 왔습니다.'프레스티크'라는 분이 제게 아보카도오일을선물로 보냈으니 오후 다섯 시에서 일곱 시사이에 배달하겠다고. 아보카도오일이 좋다는 얘긴 들었지만비싼 것이니 맛 볼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누가 그걸 선물로 보냈을까 궁금했습니다. 첫 문자 받고 네 시간 후쯤 다시 문자가왔습니다. 택배기사가 몸살에 걸려 병원에다녀오느라 배송시간이 늦어질 수 있으니양해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걱정 마시고천천히 다니'시라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밤 아홉 시 51분 세 번째 문자가 왔습니다.문 앞에 상품을 배달했으니 들여가라는문자였습니다. 이제야 보낸 사람을 알겠구나 하고 상자 전면의 주소 용지를 살펴보았지만 '보내는 사람'은 프레스티크, '받는 사람'은 김흥숙으로 되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저희 집 ..

동행 11:35:20

김수철과 최병소(2026년 2월 9일)

한국은 천재를 알아보는 데 서투르고 천재를 인정하는 데 인색합니다. 보통 사람, 즉 생활인을 평가하는 잣대를 천재에게 들이대어 천재가 고사하게 하거나 숨게 합니다. 가수 김수철 씨(1957~)는 그런 나라의 천재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지금껏 받은 박수는 받아야할 박수보다 훨씬 작지만, 그는 괘념치 않고 자기길을 가며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계획을 짜는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합니다.그가 가수 겸 작곡가로 일하면서 30년 넘게 그린그림을 1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한다고 합니다. 저는 한강을 건너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한 번은 건너야겠습니다. 김수철 씨의 전시회와 함께 봐야 할 전시가 하나 더 있으니까요. 바로 페로탕 갤러리에서진행 중인 화가 최병소 씨(1943-202..

동행 2026.02.09

성수동 백일몽 (2026년 2월 5일)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십대 중반 성수동은 낯익었습니다.화양리 쪽에 있는 중학교를 다니며 버스 차창을 통해 저만치 성수동을 보기도 했고, 걸어가며 조금 더 가까이서 성수동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그곳은 서울의 대표적 공업지역이었고 10대, 20대들에겐좀 이질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곳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이 되었다는 말이 들렸습니다. 한국은 매일 변하는 나라이니성수동의 변화도 당연하겠지만 '핫플'이 되었다는 건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어제 성수동에 갔습니다. 어제 본 성수동은 다른 나라, 다른 도시였습니다. 유명한K팝 주도 기업들의 본부가 있는가 하면,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의 팝업 스토어들이 넘쳐났습니다. 거리마다 ..

동행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