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추억(2014년 4월 6일) 날씨는 뒷걸음질을 치지만 한 번 핀 꽃은 뒷걸음질을 치지 않습니다. 여느 봄보다 아름다운 봄...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생하다 맞은 꽃들이라 그럴까요? 올해 봄 꽃들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추억의 계절'로서의 봄을 생각해보고 '.. tbs 즐거운 산책 2014.04.06
세상을 사는 방법 (2011년 2월 4일) "세상을 힘들게 살고 쉽게 사는 차이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쉽게 사는 사람들은 가치의 차이를 쉽게 정하는 것이다. 지금의 '내' 가족과 옛날의 가족 사이에 우선순위가 분명하다. 이런 의식구조에는 '나'와 '내 가족' 사이에도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다. 요컨대 '나'와 '남' 사이가 분명한 .. 오늘의 문장 2011.02.04
위로라는 것 (2010년 10월 11일)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오늘 삼십년 짝을 잃은 친구를 만나러 가기 때문입니다. 김흥숙이가 잘하는 건 위로뿐이라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지만, 친구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고작 새벽녘에 편지 한 장 써두었습니다. 무릇 태어난 생명은 반드시 돌아갈 때가 있고 우리 또한 그 법칙.. 나의 이야기 2010.10.11
'율리시즈'와 제임스 조이스 (2010년 9월 27일) "그들의 개가 총총걸음을 걸으며, 사방으로 코를 킁킁거리면서, 줄어들어 가고 있는 모래둑 근처를 느릿느릿 걸어갔다. 지난 날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율리시즈 (Ulysses)>에서 인용. 오랜만에 <율리시즈>를 집어들었는데 하필 이 문장.. 오늘의 문장 2010.09.27
기형도를 생각함 (2007년 3월 14일) 은행나무들은 아직 죽은 듯 조용하지만 쟈스민 가지에선 작은 새의 혀를 닮은 잎들이 솟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햇빛에 데워진 땅 위로 보일 듯 말 듯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면 세상의 나무들 혈관 속마다 푸른 피가 돌고 눈 앞이 점차 화안해지겠지요. 봄은 죽은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살.. 자유칼럼 2009.11.16
오래된 뜨락 (2007년 03월 06일 (화) 선배님과 헤어지고 일곱 시간 남짓이 흘렀습니다. 제법 온화한 햇빛이 노닐던 거리엔 서늘한 밤이 사금파리처럼 깔려 있습니다. 선배님, 혹시 깨어 계세요? 선배님과 함께 했던 두 시간 반 동안 오래된 뜨락을 거니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래된” 이라는 표현이 거슬리신다고요? 하지만 선배님, 오래.. 자유칼럼 2009.11.16
'작은 집'에서 나를 만나다 글 김흥숙 그림 김수자 어린 시절 우리 집은 개량 한옥 같은 것이었습니다. 할머니와 제가 자던 방과 부모님의 방 사이엔 요즘의 거실이라 할 수 있는 대청이 있었고 대청과 마당 사이엔 격자 유리문이 있었습니다. 유리문을 열고 마당에 내려 서서 오른쪽으로 45도쯤 휜 길을 따라 뒤 안.. 오마이뉴스(한평 반의 평화) 2009.10.31
인천 국제 추억도시 (2008년 12월 17일) 인천은 제 2의 고향입니다. 인천 출신 애인 덕에 젊은 한 때를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송도호에서 보트를 타고 신포시장에서 새콤달콤한 우무무침을 먹은 후, 은성다방의 담배연기 속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었습니다. 때로는 자유공원의 어둠을 틈타 입술과 입술을 .. 한국일보 칼럼 200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