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오늘 삼십년 짝을 잃은 친구를 만나러 가기 때문입니다.
김흥숙이가 잘하는 건 위로뿐이라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지만, 친구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고작 새벽녘에 편지 한 장 써두었습니다. 무릇 태어난 생명은 반드시 돌아갈 때가 있고
우리 또한 그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니, 네가 먼저 떠나고 네가 사랑하는 이가 이곳에 남았다면,
그의 슬픔과 괴로움이 지금 네 괴로움과 같았을 테니, 그를 그런 슬픔에서 구했음을 생각하며 위로받으라고.
누구보다 다정한 친구이니 사랑을 잃은 슬픔 또한 남보다 깊이 느낄 겁니다. 충분히 슬퍼한 후엔
사랑이 두고 간 추억을 식량삼아 그와의 해후를 준비하기 바랍니다. 그를 처음 자신에게 부른
그 모습을 찾아가기 바랍니다. 현애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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