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스트레인 엄마 4

노년일기 221: 부모의 잘잘못 (2024년 6월 21일)

누구나 말년은 위험합니다.마지막 몇 해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평생의 잘못이 옅어지기도 하고, 애써 쌓은성취가 무너지기도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우리보다 먼저 말년을 맞는부모는 우리의 스승입니다. 늙은 부모의언행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모두 자기 부모보다 나은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와 사별하며 흘리는 눈물은 부모의 잘못을 지워주는 지우개일지 모릅니다.처음으로 부모 노릇을 하느라 실수하신 거라고.부모 또한 죽음 앞에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처럼한탄했을 거라고. '깊이 사랑했으나 현명하게 사랑하지 못했구나!' 그러니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분들의잘못을 되뇌이며 원망하는 것처럼 어리석은일도 없을 겁니다. 미국 작가 레모니 스니켓 (Lemony Snicket:본명: Daniel Handler: ..

동행 2024.06.21

숨바꼭질 (2024년 5월 4일)

어버이날 선물을 골라야지,뭐가 드시고 싶을까, 파스타? 자장면?울엄마 좋아하시게 얼굴에 뭘 좀 바르고옷도 그럴싸하게 입어야지... 아, 엄마다! 엄마!!두 발짝에 한 번씩 엄마가 보이지만닮은 것은 몸집과 자세뿐입니다. 봄길이 느리게 흐르는 건 엄마와 숨바꼭질하는 늙은 아이들 때문입니다. 머지 않아 사라질 엄마들 때문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PwbdzarEoNg&list=RDPwbdzarEoNg&start_radio=1&ab_channel=JHChung

나의 이야기 2024.05.04

엄마 손 (2024년 3월 8일)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동네 카페에서 둘째 동생을 만났습니다. 어머니는 2남 3녀를 두셨는데 다섯 자식들과의 관계가 다 달랐듯, 자식들이 기억하는 엄마 또한 다 다를 겁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생이 잃은 엄마도 제가 잃어 버린 엄마와 다르겠지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던 사람들이 20여 일 만에 만났지만, 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습니다. 어쩌다 입을 열면 엄마 얘기 뿐이었습니다. 짧은 만남 후 집에 돌아와 동생의 블로그에 갔습니다. 거기 가면 엄마가 병실에 계실 때 동생이 사진으로 찍어 둔 엄마의 손이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맛있는 음식과 깨끗한 옷으로 다섯 아이를 기르신 엄마의 손...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한 가계를 돕느라 여덟 살 때부터 일을 하신 우리 엄마의 손... 엄마, 보고 싶어요..

나의 이야기 2024.03.08

노년일기 182: 닮은 눈 저편 (2023년 8월 15일)

8월 한가운데 햇볕 쨍쨍한데 우리 엄마 또 주무시네 기쁨 슬픔 원망 분노 감긴 눈 뒤에 숨어 보이지 않네 아프네 아프네 하지만 정말 죽을 때 되면 아픈 데 없다더라 하시더니 눈 뜬 엄마 아픈 곳 없다네 얼마 전만 해도 서운한 것 많더니 이젠 8년 전 떠나가신 아버지 얘기뿐 그 옆에 가 누울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 금방 갈 줄 알았는데 왜 안 가는 걸까 뭐가 그리 급하셔요 천천히 가셔요 엄마 가시면 나는 고아 되는데 불효한 딸은 엄마 닮은 눈 저편에 눈물 숨기며 엄마 발을 붙드네 https://www.youtube.com/watch?v=PwbdzarEoNg&ab_channel=JHChung

나의 이야기 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