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에서 휴먼으로 20

노년일기 204: 인생을 다시 산다면 (2023년 12월 31일)

2023년의 마지막 날. 다 잤다는 기분이 들어 시계를 보니 새벽 네 시. 어젯밤 11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으니 좀 더 자야할 거야 생각하며 누워 있었지만 떠난 잠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상승은 드물고 낙하는 풍성했던 일년. 중력이 있는 지구에선 떨어지는 게 당연하겠지만 한 번쯤은 중력을 이기고 싶었는데 ... 그래도 사랑 많은 한 해였습니다. 아는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기도하며, 지혜와 용기가 그들과 함께하기를 빌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친구들은 선물과 다정한 말로 격려해 주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친절로 위로해 주었습니다. 다시 새 달력을 걸며 자문합니다. 지나간 일년을 다시 산다면, 아니 지나간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르게 살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책상에 앉아 책을 읽던 시..

나의 이야기 2023.12.31

잘 나이 든다는 것 (2021년 12월 1일)

왜 그랬을까요? 네이버 검색창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치니 아침편지 사이트 링크가 나왔습니다. 링크를 클릭하니 제 책의 몇 구절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정말 텔레파시라는 게 있는 걸까요? 아래에 오늘 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옮겨둡니다. 거기 인용문의 세 번째 줄에 '쌓아지지만'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제 원문엔 '쌓이지만'으로 되어 있습니다. 문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잘못 옮겨진 것 같습니다. 아래 인용문은 졸저

동행 2021.12.01

노인과 바다 (2021년 4월 11일)

한때는 어네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1899-1961)를 좋아했습니다. 장식적이지 않은 문체가 좋고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무수한 경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그의 작품에 넘쳐흐르는 남성성을 감당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좋아했던 소설들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졸저 에서 남자든 여자든 적어도 갱년기 즈음부터는 성적 이분법(man, woman식 구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썼는데, 헤밍웨이는 죽을 때까지 소위 '상남자'였습니다. 이제 제가 읽을 수 있는 헤밍웨이의 작품은 뿐입니다. 이 작품에도 헤밍웨이의 '상남자' 기질이 남아 있지만 젊어서 쓴 작품들만큼 심하진 않습니다. 이 중편소설은 그가 만 52세이던 1951년에 쓴 것입니다. 시대에 따라 인간의..

나의 이야기 202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