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7

노년일기 78: 반려를 잃는다는 것 (2021년 5월 25일)

어제 세상을 뿌옇게 채웠던 먼지를 오늘 비가 지우고 있습니다. 모든 것엔 끝이 있다는 말과, 끝이 끝이 아니다라는 말이 동시에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젊어선 몰랐거나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무심코 깨달을 땐 노인이 되는 것은 좋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년에 이를 때까지, 또 노년에 들어서 겪은 무수한 일들 덕에 이런 것을 알게 된 걸까, 경험은, 아주 고통스러운 것조차 우리를 키우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태어남과 죽음, 젊음과 늙음, 좋은 것과 싫은 것, 얻음과 잃음, 기쁨과 슬픔... 죽는 순간까지 경험은 계속됩니다. 현명한 사람에게 경험은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걸음을 뜻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의 경험은 대개 제자리걸음과..

나의 이야기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