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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1년 4월 14일)

누구나 그럴까요? 화려한 봄은 저를 슬프게 합니다. 남의 집 마당에서 우아한 목련꽃도 마음을 아프게 하고 저희 집 베란다에 활짝 핀 군자란도 탄성 뒤엔 탄식을 자아냅니다. 저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사람들, 아직 지상의 시민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저들을 볼 수 없는 사람들... 내 눈에 아름다운 것일수록 안타까움도 큽니다. 오늘은 연보라빛 라일락까지 피었습니다. 5월에 피던 꽃이 재스민보다 먼저 핀 것이 궁금하다가, 꽃들도 사람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보다 생각합니다. 라일락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셋방살이를 벗어나 처음 장만한 오래된 아파트의 3층 제 방 아래 좁은 뜰에 집에서 자라던 라일락을 옮겨 심어 주신 아버지. 훗날 제 두 여동생들도 그곳에서 신접 살림을 했으니 저희 세 ..

나의 이야기 2011.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