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의 비는 행패를 부렸지만 서울의 비는 대지를 식혀 어제는 오랜만에 살 만했습니다. 회색 하늘 아래를 걸어 좋아하는 카페에 갔습니다. 더구나 어제 근무하는 바리스타는 기복 없이 늘 맛좋은 커피를 만듭니다. 저처럼 비를 반가워한 사람이 많았는지 카페엔손님이 많았습니다. 비어 있는 테이블은 오직 하나.왼쪽 작은 방에 이어져 놓인 4인석 테이블 두 개 중 안쪽 테이블엔 젊은 여성 넷이 앉아 있고 바깥 테이블만비어 있었습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잠깐 망설였지만, 제가 앉을 자리가 있다는 걸 다행스러워 하며 웃는 바리스타의 얼굴을 보니 그냥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옆 테이블 여성 중 한 사람의 짐이 제 의자 옆 의자에놓여 있었습니다. 빈 테이블의 빈 의자에 짐을 놓는 일은 흔하지만 누군가 그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