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내리는 비가 전생을 불러냅니다. 적어도 두어 번의 생生에서 저는 비였습니다. 적어도 두어 번의 생에서는 목마른 풀이었습니다. 적어도 두어 번의 생에선 젖은 풀 사이를 킁킁대는 떠돌이 개였고, 적어도 두어 번은 젖은 잎새에 매달린 무당벌레였습니다. 그러니 비가 오래 못 본 친구처럼 반갑고 남들이 잡초라 하는 풀들이 제 눈엔 그리 아름다운 거겠지요. 그러니 남의 손에 이끌리는 개들과 풀잎 위 위태로운 무당벌레 모두 그리도 애틋하겠지요. 사람으로 산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으로 살 때 새긴 작은 브이 (V)자가 지금도 제 이마엔 남아 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으로 살았기에 파스타를 여러 끼 먹어도 물리지 않습니다.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독일, 인도, 쿠바, 베트남, 남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