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이 너무도 팍팍하여 웃을 수 없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운좋은 저는 적당히 가난하여 웃을 수가 있습니다. 저의 웃음은 흰머리와 함께 늘어가는데 대개는 저 자신을 조롱하는 웃음입니다. 집안을 오가며 부딪치는 일이 흔하고 그럴 때면 비명을 지르자 마자 웃게 됩니다. '십여 년을 산 이 집이 아직도 낯선가?' 웃음이 나옵니다. 한 가지 일을 하러 가다가 도중에 다른 일을 발견해 그 일을 하고 애초의 일을 잊는 일도 많습니다. 뭔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이 들면 처음 가던 길로 갑니다. 그제야 처음에 하려던 일이 떠오릅니다. '이봐, 정신차리게!' 저를 꾸짖으며 웃습니다. 바닥에 앉아 있다 일어서려면 힘이 듭니다. '아이구'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그 소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웃음을 자아냅니다. 파스를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