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둘 어머니는 그대로 스승입니다. 칭찬은 박하고 비판은 후하던 어머니의 성격은 여전하시지만 그때 '엄만 왜 저럴까?' 하며 속상해하던 저는 이제 저 부분은 유전자, 저 부분은 자신감, 저 부분은 열등감의 소산이구나, 분석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어머니가 무심코 던진 말에 잠시 불쾌할 때는 있지만 오래가는 상처를 받는 일은 드뭅니다. 그런 말은 어머니가 극복하지 못한 문제를 드러낼뿐이니까요. 그렇지만 어머니의 문제는 늘 제게 질문을 던집니다. 어머니의 문제가 저것이라면 나의 문제는 무엇일까? 저런 것이 어머니의 성숙을 방해한다면 나의 성숙을 방해하는 오래된 적들은 무엇일까... 그러니 어머니가 무엇을 하든 어머니는 제 스승인 거지요. 요즘 어머니가 가장 많이 일깨워주시는 건 외로움입니다. 저는 홀로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