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동흡이라는 사람 (2013년 1월 17일)

divicom 2013. 1. 17. 18:52

우리나라에 이렇게도 사람이 없을까요? 동장도 아니고 면장도 아닌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이동흡이라는 사람이 지명되어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참 남의 나라 사람들 보기 창피합니다. 누군가가 높은 자리 주인 후보로 지명되거나 내정되면 흠집내려는 세력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부터 소위 보수, 진보 언론 모두가 이씨의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만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만. 이씨로 인해 제일 피해를 본 사람들은 판사들일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판사 출신이니 말입니다. 법원노조가 전국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소장으로 부적합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조금 전 노컷뉴스에 실린 기사를 보니 설문에 응답한 판사들 중 이씨가 소장 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응답한 판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편들어주는 사람과 욕하는 사람이 반반이면 보통 사람이라 하겠지만 동료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면 아주 자격이 없거나 아주 소신 있는 사람이겠지요.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보면 이씨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는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가 전국 법원공무원 634명과 각급 법원 판사 54명을 상대로 실시했는데, 판사 54명 중 이씨가 헌재소장으로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법원노조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처럼 이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웃음거리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무자격자를 높은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 이씨가 법과 상식을 우롱하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라는 지위에까지 오른 것은 국내외적으로 망신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져 헌법재판소장 자리를 차지하진 못하게 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몇 사람을 잠깐 속일 수는 있으나 많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는 옛말을 떠올리며, 지금이라도 이씨의 지명이 없었던 일이 되길 바랍니다. 이런 사람이 헌재소장이 되면 헌법까지 웃음거리가 될 테니까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공직 후보자의 비리가 드러나도 후보직만 박탈하고 죄를 묻는 일이 드물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죄를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부정한 방법으로 치부한 사람의 재산은 국고에 환수하여 부족한 복지분야 지출에 충당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