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에서는 강병석 시인의 시 '바람 탄생'을 소개해드렸습니다.
1984년에 나온 시집 <오월에 날아온 수상한 꽃가루>에 수록된 시입니다. 이 시에 나오는 '잎새'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스스로를 바친 시민들을 뜻하겠지요. 시의 맞춤법이 요즘 맞춤법과 다르지만 원문대로 두었습니다.
어제는 5.18 민주항쟁 기념일이었지만 대통령은 또 광주에 가지 않았습니다. 취임 후 한 번도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국가 원수, 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 그 정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착잡합니다.
바람 탄생
숲속에
숨죽이고
경직된 나뭇가지 끝
오래 참고 서 있던 잎새가
눈 감고
뛰어내렸읍니다.
그 젊은 낙엽은
옆 가지의 잎새를
흔들고 갔읍니다.
흔들리는
우리들의 잎새가
두 개의 잎새를 흔들고
잎새 두 개가
열 개의 잎새를
깨웠읍니다.
백 개의 잎새가 흔들리고
천 개의 잎새를
흔들어 깨웁니다.
여러분
단추를 꼭 잠그셔요.
흔들리는 숲속의 잎새들이
당신의 어깨를 흔들기 위하여
달려오고 있습니다.
'tbs 즐거운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텐카 라친 (2012년 5월 20일) (0) | 2012.05.20 |
---|---|
밥 딜런 (2012년 5월 20일) (0) | 2012.05.20 |
들장미 (2012년 5월 13일) (0) | 2012.05.13 |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2012년 5월 12일) (0) | 2012.05.12 |
내 마음의 강물 (2012년 5월 6일) (0) | 2012.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