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미당 서정주 선생의 시 '내 늙은 아내'를 읽어드렸습니다.
선생은 스물 두 살이던 1938년에 열 아홉 살이었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고 합니다.
'내 늙은 아내'는 1998년 1월 호 <현대문학>에 발표되었는데,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00년 10월, 시인의 부인 방옥숙 선생이 별세했다고 합니다. 아내를 잃은 시인은 곡기를 끊고 맥주로 연명하다 두달 후 아내의 뒤를 따라가셨습니다.
봄이 자리를 잡으며 결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결혼이라는 '동행'을 통해 서로를 키우고 자라 해로하시길 바라며, 시를 옮겨둡니다.
내 늙은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내 담배 재떨이를 부시어다 주는데
내가
"이건 양귀비 얼굴보다 곱네.
양귀비 얼굴엔 분때라도 묻었을텐데" 하면
꼭 대여섯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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