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부터 '묵언'을 시작했더니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이 블로그는
묵언 중입니다'라고 써올렸습니다. 국민 모두 저널리스트가 되어가는 세상이니 저는 좀 말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공식적으로(?) 묵언을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교통방송(TBS FM 95.1)으로부터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기독교 방송에 시사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고,
다른 방송에 잠깐씩 출연하여 손님 노릇을 한 적은 있지만 진행자로 출연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필 말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이런 제의를 받으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일이 가져올 스트레스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중년을 넘어 노년을 향하니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 익숙한 일에 안주하고 싶은 본능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지친 사람들을 쉬게 하는 시간, 모두 큰 소리로 외치는 시대에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새로운 일이 가져올 스트레스는 '내 남은 생에서 오늘이 제일 젊은 날'임을 상기하며 이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새 글이 게재되지 않는데도 제 블로그에 들러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앞으로는 제가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즐거운 산책'에서 소개하는 시나 책 얘기를 여기에도 올려볼까 합니다.
3월의 마지막 날인 내일 아침 8시 '즐거운 산책'에서 인사드리고, 4월 1일부터 주말 아침마다 목소리로
찾아뵙겠습니다. 벌써 이 해의 사분의 일이 지나갔습니다. 남은 아홉 달, 뜻하시는 일들 두루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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