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란 핵과학자 암살과 이휘소 (2012년 1월 12일)

divicom 2012. 1. 12. 23:46

최근 2007년 이후 다섯 번째로 이란 핵과학자가 암살당했다는 뉴스를 들으니 이휘소 박사가 생각납니다. 1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자신의 차에 설치된 자석폭탄 폭발로 사망한 32세의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 그는 이란의 중요한 핵시설에 근무하던 과학자입니다. 그는 사건 당일 2년 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희생된 핵물리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의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이휘소 박사는 박정희 정부 시절 한국의 핵무기 독자개발에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국립과학연구소의 초청강연에 참석하러 가던 도중 1977년 6월 16일 의문의 자동차 사고로 타계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42세였습니다.

 

이란 정부는 폭탄 테러의 배후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 등의 압력이 가중되던 시점이라 앞으로 이란과 이란을 지지하는 나라들과 미국과 이스라엘 등을 편드는 나라들의 대립이 증대되어 다시 한 번 전세계가 오일쇼크를 겪게 될 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모하마드 카자에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1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나시르 압둘아지즈 알나세르 유엔 총회 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범죄행위"라며 유엔은 "모든 형태의 테러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런 테러행위는 이란의 평화적인 핵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낳은 뛰어난 핵물리학자 이휘소(벤저민 W. 리: Benjamin Whisoh Lee).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탄을 제조했던 핵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이휘소를 아인슈타인과 페르미를 능가하는 과학자라고 극찬했으며, 노벨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 압두스 살람 등 동료과학자들도 그의 노벨상 수상을 확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약소국에서 태어난 죄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도 전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16일) 미국 국무부의 대북ㆍ대이란 제재 조정관 로버트 아인혼이 서울에 와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요구할 거라고 합니다. 이란산 원유는 품질은 좋지만 값이 비싸지 않아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1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유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진 이란이 부럽습니다. 이 박사의 조국은 무력하여 그의 죽음은 그냥 묻히고 말았으니까요.

 

이 박사가 때 이른 죽음을 죽은 지 근 34년이 흘렀지만 이런 식의 테러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도대체 약소국은 언제까지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