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성묘를 다녀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죽은 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늘 꽃길, 그 중에도 코스모스 길입니다. 이 거친 세상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여려 보이는 분홍, 자주, 하얀 꽃잎들... '우주'라는 뜻의 이름 때문일까요? 먼지를 일으키며 내닫는 자동차들을 보아도 고개나 살랑일 뿐 기색을 바꾸지 않습니다.
코스모스를 보면 칼 세이건(Carl Sagan)의 <Cosmos>와 함께 정희성 선생의 시 '가을날'이 생각납니다.
과학책 <Cosmos>에 비해 턱없이 짧은 선생의 시, 그러나 그 무게는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습니다. 선생의 시집 <돌아다보면 문득>에서 옮겨 놓습니다.
가을날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나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
선득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그림자가 한층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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