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르웨이 테러사건 (2011년 7월 23일)

divicom 2011. 7. 23. 08:15

어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도심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테러가 발생한 곳은 정부 청사가 밀집한 곳으로 폭탄 폭발로 인해 총리실 건물이 심하게 파손되고 인근 건물들에 불이 나거나 유리창이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이날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 중이어서 다치지 않았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노르웨이 경찰이 세 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들은 알 카에다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벌인 테러는 미국과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세 사람은 모두 30대이며, 한 사람은 이라크 쿠르드 혈통, 또 한 사람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또 한 사람은 중국계이며 오슬로와 독일에서 검거되었다고 합니다. 중국계 용의자는 2007년에 노르웨이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나머지 둘은 영주권자라고 합니다.

 

노르웨이는 노벨평화상의 나라입니다. 노르웨이 의회가 노벨평화상위원회 위원들을 임명하고 그들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결정하여 매년 12월 10일 노르웨이의 왕이 참석한 시상식에서 상을 시상합니다. 다른 노벨상의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노벨평화상 시상식만은 오슬로에서 열리는 것입니다. 2005년에는 오슬로 시청 옆에 노벨평화센터도 개관되어 명실상부한 노벨평화상의 도시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어난 테러이니만큼 충격도 큽니다. 평화는 이제 어느 곳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연약한 아기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기소되고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테러가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테러범을 체포하고 소탕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테러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어 해결하지 하는 한, 또 다른 테러범에 의한 또 다른 테러가 계속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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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실은 게 23일, 오늘은 25일입니다. 블룸버그의 초기 보도에 등장했던 용의자들과는 전혀 다른 32세의 젊은이가 폭탄 테러의 범인으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백인 남성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으로 극우 보수주의자이며 인종주의에 경도된 기독교 근본주의자라고 합니다. 그는 체포된 후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일으킨 테러는 '잔인하지만 필요한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청사와 집권당 여름캠프에서 일어난 연쇄테러로 인해 최소 93명이 귀한 목숨을 잃었는데도. 

 

종교의 시초는 인간의 마음에 사랑과 평화를 심어 신과 닮게 하고자 하는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역사는

종교가 오히려 그 반대의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줍니다.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세계 곳곳에서 그치지 않고 갈등을 조장해온 제도권 종교... 평화는 그런 종교가 사라진 후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