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빗나간 호기심 (2011년 7월 21일)

divicom 2011. 7. 21. 10:23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기사를 읽으니 '어쩌면 좋담!'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사건을 수사한 청주 청남경찰서에 따르면 그 젊은이는 범행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듯 “어떻게 되는지 보려고 그랬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검안을 의뢰한 결과 숨진 할머니를 성폭행했다는 젊은이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아니길 바랐는데 충격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그를 시신 훼손 혐의(사체오욕 등)로 구속했습니다. 

 

범행 대상이 된 시신은 69세의 할머니로 18일 오전 3시40분께 흥덕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추락해 숨졌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시신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바로 그 젊은이로 시신 상태에 대한 진술이 자꾸 달라지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그를 추궁하여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합니다. 경찰은 젊은이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합니다.

 

'인면수심'을 들먹이며 이 젊은이를 마구 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18년째 살고 있으나 시신을 성폭행하는 게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조차 배우지 못했다면, 그는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온 것일까요?

 

태어난 아이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저출산만을 걱정하는 정부, 열악한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에 최소한의 교육마저 포기한 채 생존에 급급한 부모들, 공부만 잘하면 무슨 잘못을 해도 괜찮다는 어른들... 이 젊은이를 감싸고 있는 크나큰 어둠이 보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엽기적' 범죄들이 이 나라를 어지럽힐지 아득하기만 합니다.